도시 인프라는 오랫동안 평면 구조를 기반으로 발전해 왔다. 그러나 도시의 기능이 고도화되고 인구가 밀집되면서, 한정된 지상 공간만으로는 더 이상 교통, 물류, 상업, 주거 기능을 모두 수용하기 어려운 시대가 되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주목받는 개념이 바로 ‘다층형 인프라 설계’이다. 이 글에서는 지상과 지하를 기능에 따라 분리하고, 효율적으로 조합하는 방식으로 도시를 입체적으로 설계하는 최신 트렌드를 다룬다. 교통, 물류, 보행, 녹지, 에너지 인프라까지 전 영역에 걸쳐 적용되고 있는 다층 도시 구조의 사례와 가능성을 분석한다.
1. 도심 공간의 한계, 입체화가 답이다
도심의 평면적 공간은 포화 상태다. 지상에는 차량, 사람, 건물, 간판 등이 얽혀 있으며, 물리적으로 새로운 도로를 추가하거나 공원을 확장하기란 매우 어렵다. 여기에 더해 이커머스의 발전, 차량 수의 증가, 친환경 정책의 강화 등으로 도시 기능은 날로 복잡해지고 있다.
이처럼 다차원적인 기능을 평면 위에 얹는 방식은 한계에 도달했고, 이제는 도시를 수직적으로 설계해야 할 시점에 이르렀다.
즉, 기능에 따라 공간을 층별로 나누고, 각각에 맞는 역할을 부여하는 방식이 필요하다.
2. 다층형 도시 구조란 무엇인가?
다층형 도시 구조는 도시 내의 다양한 기능을 수직적으로 분리 배치하여, 공간 활용을 극대화하는 개념이다. 이는 단순히 고층 건물을 짓는 것을 넘어, 도시 전체의 기능과 흐름을 구조적으로 재편하는 방식이다.
✅ 주요 구성 예시
- 지하 2~3층: 물류 터널, 전력/통신 시설, 상하수도, 자율주행 배송 경로
- 지하 1층: 지하철, 지하 주차장, 대중교통 터미널
- 지상 1층: 보행자 전용 구역, 공원, 상업공간
- 지상 2층 이상: 차량 도로, 업무/주거/문화 복합 건축물
📊 [표1] 다층형 도시 인프라 기능 분류표
지하 3~2층 | 전력설비, 물류터널, 에너지 저장소 |
지하 1층 | 교통수단(지하철, 셔틀버스), 지하상가 |
지상 1층 | 보행자 중심 공간, 공원, 상업시설 |
지상 2층 이상 | 차량 도로, 주거/업무공간, 복합건물 |
3. 다층 도시 설계를 도입한 실제 사례
✅ 일본 도쿄 – 입체 교통과 지하 인프라
도쿄는 교통량이 세계적으로 많은 도시 중 하나다. 이에 따라 지하 고속도로(수도고속도로), 복층 철도망, 지상과 지하를 연결하는 수직 환승 시스템 등을 통해 교통 기능을 입체화했다. 또한 전력, 가스, 통신시설은 대부분 지하에 매설되어 지상 공간의 가시성을 확보하고 있다.
📌 관련 보기:
👉 도쿄의 지하터널을 활용한 교통 사례 정리
✅ 싱가포르 – 지하 마스터플랜(URA)
싱가포르는 ‘Underground Master Plan’을 수립하고, 도시 전체의 지하 활용을 구체화하고 있다.
지상은 보행 중심, 녹지 중심으로 전환하고, 차량 도로와 물류시설은 모두 지하로 이동하는 구조를 구축 중이다.
지하 공간은 3D로 스캔되어 정부 시스템에서 실시간으로 관리되고 있다.
✅ 대한민국 – 세종시와 GTX
세종시는 스마트시티 시범지구에서 지하 자율주행 물류터널, 지상 보행중심 그리드형 거리, 지상과 지하 분리된 복합 교통 환승센터를 동시에 시도 중이다.
수도권의 GTX도 입체 교통 구조의 일환으로, 기존 KTX보다 더 깊은 지하 레벨을 활용해 도심 간 수평+수직 통합 이동 흐름을 만들고 있다.
4. 다층형 도시 설계가 가져오는 변화
✅ 도시 효율성 향상
- 공간 밀도를 높이지 않고도 기능은 확장됨
- 이동 동선 단축 → 물류, 교통, 시민 이동 최적화
✅ 환경 개선
- 지상 차량 감소 → 공기질 개선, 보행자 안전 향상
- 녹지 확보 가능 → 도시 열섬현상 완화
✅ 미래 도시와의 연결성
- 디지털 트윈 기반 공간 관리 시스템 구축 용이
- 자율주행, 스마트 교통, AI 기반 에너지 제어 시스템 등과 자연스러운 연계 가능
5. 한계점과 향후 과제
시공 비용 | 지하 공사 및 유지 비용이 막대함 |
시민 수용성 부족 | 복잡한 구조에 대한 불안감과 적응 필요성 |
법적 제도 미비 | 다층 인프라에 대한 설계기준/안전기준 부족 |
➡ 이에 따라 정부 주도의 인프라 투자와 제도 정비가 필수적이며, 시민 커뮤니케이션도 함께 추진되어야 한다.
✅ 결론
‘다층형 도시 인프라 설계’는 도시 공간을 수직으로 분리하고, 각 공간에 맞는 기능을 재배치하여 미래형 도시를 설계하는 핵심 전략이다.
단순히 공간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도시 기능을 재정의하고, 환경과 효율을 동시에 고려하는 총체적 접근 방식이다.
이미 일본, 싱가포르, 한국 등에서 실질적 적용이 시작되었으며, 향후 스마트시티의 표준으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크다.
지상과 지하를 나누는 도시 설계는 교통, 물류, 생활환경 개선의 열쇠가 될 것이며, 향후 자율주행과 AI 기술과도 깊은 연계를 이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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