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르게 발전하는 디지털 시대, 도시도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고층 빌딩과 분 단위로 움직이는 교통 시스템, 속도 경쟁에 내몰린 삶 속에서 오히려 ‘느림’이 중요한 가치를 회복하고 있다. 이런 철학을 바탕으로 도시 전반을 설계하고 조율하는 전문가가 바로 슬로우 시티 코디네이터다. 이 직업은 국내에서는 아직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지역 기반 도시재생, 공동체 회복,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키 플레이어로 주목받고 있다. 이 글에서는 슬로우 시티의 개념부터 코디네이터의 역할, 실제 업무 흐름, 진로 방향, 직업 전망까지 깊이 있게 소개한다.
🏙️ 슬로우 시티란 무엇인가?
슬로우 시티(Slow City)는 1999년 이탈리아의 소도시 오르비에토(Orvieto)에서 시작되었다.
슬로우 푸드 운동에서 영향을 받은 이 개념은, 속도를 줄이고 지역 고유의 특색을 보존하며 삶의 질을 높이자는 도시운동이다.
슬로우 시티는 단순히 ‘느리게 사는 도시’가 아니라, 환경 보존, 공동체 중심의 삶, 전통문화 계승, 로컬경제 활성화를 핵심 가치로 한다.
슬로우 시티가 되기 위해서는 국제본부(Cittaslow International)가 제시하는 7개 분야, 70여 개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예를 들면 교통 속도 제한, 패스트푸드 매장 규제, 지역 특산물 중심 유통, 지역 자원 기반 관광활동 등이 있다.
슬로우 시티는 단순한 도시 브랜딩을 넘어, 도시가 갖춰야 할 지속 가능성과 정체성을 고민하는 전 세계적인 흐름이다.
🧩 슬로우 시티 코디네이터의 핵심 역할
슬로우 시티 코디네이터는 말 그대로 슬로우 시티 철학을 도시 정책과 운영 전반에 구현하는 전문가다.
이들은 아래와 같은 역할을 수행한다:
📌 1. 지역 자원 조사 및 전략 기획
코디네이터는 먼저 도시가 가진 유무형 자원을 파악한다. 역사적 유산, 전통시장, 지역 축제, 특산물, 지역 커뮤니티까지 모두 조사 대상이다.
이후 해당 자원을 어떻게 슬로우 시티 기준에 맞게 해석하고 활용할 수 있을지 전략을 수립한다.
📌 2. 슬로우 시티 인증 절차 진행
Cittaslow 국제본부에 제출할 신청서, 정책 자료, 지역 조사 보고서, 주민참여 증빙 등을 작성하고 정리한다.
이 과정에는 공무원, 마을 주민, 전문가 그룹과의 협업이 필수이며, 서류 외에도 프레젠테이션, 현장 점검, 인터뷰 등 실무적 업무가 다양하다.
📌 3. 주민 교육과 참여 프로그램 기획
느림의 도시가 지속되기 위해선 주민의 의식 변화가 중요하다.
코디네이터는 마을 회의, 주민 워크숍, 슬로우 라이프 체험 행사 등을 기획하여 지역 구성원이 변화를 주도할 수 있게 돕는다.
📌 4. 지역 콘텐츠 개발 및 도시 브랜딩
슬로우 여행 코스, 로컬푸드 마켓, 전통문화 체험 프로그램 등 지역 자산을 활용한 콘텐츠를 기획한다.
이는 도시 브랜딩의 핵심이며, 외부 관광객 유치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 국내외 실제 슬로우 시티 사례
🇮🇹 이탈리아 그레베 인 키안티 (Greve in Chianti)
토스카나 지방의 작은 도시로, 슬로우 와인 투어와 유기농 마켓이 유명하다. 지역 농부와 직접 연결된 생산·소비 구조로 슬로우 경제를 실현하고 있다.
🇰🇷 국내: 전북 완주군, 충북 제천시
완주군은 ‘로컬푸드 1번지’라는 슬로건으로, 슬로우 푸드와 슬로우 마을 프로젝트를 결합해 주민 주도의 지역 재생에 성공했다.
제천시는 약초와 한방 산업을 중심으로 도시의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을 브랜딩하고 있다.
🧠 어떤 사람이 이 일을 잘할까?
슬로우 시티 코디네이터가 되기 위해 가장 필요한 역량은 **‘사람과 지역에 대한 애정’**이다.
아울러 다음과 같은 전문성이 요구된다:
- 도시계획, 지역개발, 문화기획, 생태관광 등 융합적 시각
- 다양한 사람과 협업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능력
- 사업 계획서, 예산서, 문서 작성 능력
- 장기적 프로젝트를 끌고 갈 수 있는 기획력과 인내심
- 슬로우 시티 철학(공동체, 생태, 느림 등)에 대한 깊은 이해
🎓 진로 루트 및 준비 방법
슬로우 시티 코디네이터는 아직 정식 국가자격이 있는 직업은 아니지만, 아래 루트를 따라 준비할 수 있다:
- 관련 전공 이수
- 도시계획, 문화콘텐츠학, 사회학, 환경정책학 등
- 지방정부 관련 실무 경험
- 주민자치센터, 마을계획팀, 지역재생 협동조합 등에서 인턴 또는 프로젝트 참여
- 국내외 슬로우 시티 세미나, 포럼 참가
- Cittaslow Korea 또는 지역 단위 슬로우 시티 연구회 활동
- 블로그나 SNS를 통한 슬로우 콘텐츠 기획 및 발행
- 실제 코디네이터 경험자와 인터뷰하거나, 슬로우 도시 탐방기 등을 기록하며 전문성을 키울 수 있다
📈 직업적 전망과 사회적 가치
기후 위기, 도시 소멸, 문화 정체성 상실 등의 문제로 인해, 슬로우 시티의 중요성은 앞으로 더 커질 것이다.
슬로우 시티 코디네이터는 이 흐름의 중심에서 지속 가능성과 지역의 자립을 연결하는 전문가로서 주목받고 있다.
지방 소도시에서는 이미 슬로우 시티 철학을 새로운 도시 전략으로 채택하고 있으며,
정부의 정책 지원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도시의 속도와 방향을 ‘다르게’ 설정하는 새로운 리더십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 마무리하며 (CTA)
슬로우 시티 코디네이터는 단순한 직업이 아니다.
이 직업은 삶의 방식과 도시의 구조, 그리고 사람의 관계를 다시 설계하는 철학적이면서도 실천적인 일이다.
빠른 도시를 만드는 사람은 많지만, ‘느린 도시’를 설계할 수 있는 사람은 드물다.
당신이 지역과 사람, 그리고 삶의 질에 관심이 있다면, 슬로우 시티 코디네이터는 매력적인 도전이 될 것이다